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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리뷰

[영화리뷰] 레드 드래곤(Red Dragon)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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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레드 드래곤(Red Dragon) (2002)

한니발 영화 시리즈의 3번째 작품이다. '양들의 침묵' - '한니발' 이후 딱히 찾아볼 생각을 안 하고 있다가 넷플릭스에 있는 것을 보고 바로 시청했다.

 

솔직히 재밌게 봤다.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인 '한니발' 때 생각보다 별로였어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재밌게 봤다. '한니발' 때는 너무 고어틱한 영상 표현도 그렇고, 클라리스 역이 조디 포스터에서 무어로 바뀌면서 캐릭터성이 매치가 되지를 않았었다. 홉킨스가 캐리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번 영화 '레드 드래곤'은 달랐다. 홉킨스가 주연이긴 하지만 영화에서는 전편에 비해서 비중이 작아졌다.

'레드 드래곤'은 시간 순으로는 1편 '양들의 침묵' 이전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래서 전편에 애매했던 클라리스 역이 아예 빠진 것도 좋았다. 다시 조디 포스터로 가기에도, 무어로 계속 가기에도 애매했을 것이다. 원작 소설은 보지를 않아서 이후에 더 스토리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선택으로 보였다.

고어한 표현도 전편보다 훨씬 줄었다. 고어한 것을 못 보는 것은 아니지만, 전편은 상상력에 그치지 않고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냈기 때문에 당황스러웠다. 사람마다 기준은 다르겠지만, 이번 편에서는 그런 부분이 없었다고 느꼈다.

 

연기력은 둘째 치고, 영화를 보다보니 한니발의 성향이 많이 달랐다. '양들의 침묵'에서는 클라리스를 주무르며 협상을 주도해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한니발'에서는 끔찍하면서도 클라리스는 해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이번 '레드 드래곤'에서는 윌 그레이엄에게 협상도 이끌려 다니고 도발도 잘 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모습 이후에 신입 FBI 요원 클라리스를 대할 때는 더 능숙해진 것이 아닐까 싶긴 하다.

(그런데 '한니발'에서 변한 클라리스의 성격은 도대체 왜 그랬던 것인지 모르겠다.)

 

영화를 보면서 아쉬운 점도 있었다.

 

  • 앤딩이 애매했다.

이게 진짜 앤딩이 맞나 하고 찾아보니 소설의 결말은 따로 있었다. 솔직히 그 앤디잉 더 좋았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물론 각색과 스토리 생략들이 좀 되다 보니까 어색했을 수는 있다. 그래도 뭔가 너무 갑작스럽게 해피 앤딩으로 끝낸 기분이었다. 이후 마지막 장면에서 한니발이 윌 그레이엄에게 조롱하는 듯한 편지를 보내고 클라리스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장면은 좋았다.

 

  • 프랜시스 달러하이드의 스토리를 풀거면 풀고 없앨 거면 없앴으면 좋았을 것 같다.

영화의 속도감 때문인지 달러하이드의 어릴적 스토리가 거의 생략됐다. 단순히 '어린 시절에 할머니로부터 많은 학대를 받았구나', '얼굴은 성형을 했구나' 정도만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영화 제목이 '레드 드래곤'이면서, '왜 레드 드래곤을 숭배하고 동일시하게 되었는지'조차도 설명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그냥 학대받고 정신병 또는 중2병으로 레드 드래곤을 외치는 건가 싶기만 하다. '성형은 왜 했는지', '거울은 왜 깨뜨리고 그걸로 살해하는지' 등의 내용이 프로파일도 되지 않고, 달러하이드라는 인물을 파악할 스토리도 설명해주지 않는다. '눈을 왜 거울로 장식시키는지' 등 하고 싶은 설명만 한다.

처음에는 범죄미화 때문에 설명을 하지 않는가 싶었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2002년 당시라면 범죄 미화가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되지도 않았었고, 영화에서는 달러하이드의 인간적인 면도 많이 보여주기 때문이다. 시각장애인이기에 자신의 아픔도 어느 정도 공감해줄 수도 있고 자신을 외모로 평가하지 않고 사랑해주는 사람에게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고, 위험한 자신에게서 떨어트리려 하고, 그렇게 잔인하게 죽이면서 그녀는 죽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달러하이드라는 인물을 설명한 것도, 설명하지 않은 것도 아닌 영화가 되었다. 이 점이 아쉽긴 했다.

 

그래도 전편에 비해서 재밌게 봤고, 만약 넷플릭스에 네 번째 시리즈인 '한니발 라이징'이 나오면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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