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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리뷰

[영화리뷰] 카포티(Capote)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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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카포티(Capote) (2005)

오늘은 '카포티' 리뷰를 해보려고 한다.

이 영화도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혜택으로 무료로 볼 수 있었다.

영화는 어제 감상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오늘에서야 쓴다. 오늘도 피곤해서 그냥 야근 안 하고 퇴근했다.

 

https://me2.do/G1Iogzpo

 

카포티

1959년, 미국 캔자스주 한 농장의 일가족 4명이 두명의 남자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한다. 신문에서 기사를 읽은 트루먼 카포티(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은 작가적 영감으로 친구 작가 하...

serieson.naver.com

 

사실 영화를 보는 와중에 이 영화가 실화 영화이고, 전기 영화라는 것을 알았다.

많은 수상내역과 연기력에 대한 평가, 그리고 시놉시스만 보고 흥미가 생겨서 봤었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중간에 놀라서 찾아봤다.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작가라고 한다.)

오늘 쓰는 내용들은 철저히 영화 안에서 내가 어떻게 봤는지에 대해서만 쓸 예정이다. 실제 카포티가 안 그랬을지 모르지만, 내가 본 것에 따라서 적을 예정이다.


간단히 평가부터 하자면, 생각보다 지루했다. 이거는 어제 피곤하기도 했고, 사실 이런 전기 영화일 줄은 모르고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루하다고 느껴졌던 거지, 이건 내 실수긴 하다.

그래서 내가 지루하게 봤다고 해서 재미가 없는 영화는 아니다. 장르가 스릴러/공포/액션 마냥 긴장감을 갖고 가는 영화가 아니라서 그렇지 재밌는 영화다.

 

먼저, 영화 전반적인 분위기에 대해서 먼저 말해보자면, 배경음악이 거의 없다. 가끔 잔잔하게 나오고 그마저도 많이 나오지는 않는다. 영화의 장면 자체에서 주변 소음이 그대로 담기는 경우가 있고, 그러다가 적막한 장면도 많이 나온다. 고요하고 외로운 분위기가 꽤 느껴졌다.

 

그리고 색감이나 화질의 느낌도 좋았다. 특히 시골마을 풍경은 적막함과 함께 되게 고요했다. 사람들과 술과 담배를 즐기며 얘기를 나누는 공간도 그 공간만의 느낌이 많이 담겼다.

 

다른 사람들이 말한것처럼 연기력은 진짜 미친것 같다. 어떻게 저 카포티라는 캐릭터를 저렇게 묘사할 수가 있을까? 안경을 올리는 모습, 팔짱 끼는 모습, 걷는 모습, 우는 모습, 말투, 윗입술 움찔거리는거 등 하나하나 곱씹어보면 연기의 디테일이 장난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카포티라는 사람도 모르고, 카포티의 전기 영화인 것도 몰랐는데, 연기 하나로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오늘은 카포티라는 사람이 "영화 속에서" 어땠는지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한다.

 

1. 성소수자

그는 잭 던피라는 사람과 연애를 하는 모습으로 보였다. 이는 카포티가 넬(실제 이름은 '하퍼 리'인 것 같다)과 기사를 위해 갔던 곳에서 잭의 전화를 받는 장면에서부터 눈치챌 수 있었다.

사실 초반부터 말투며 행동으로 혹시 성소수자인지 아니면 그렇게 느끼게끔 연기하는 것인지 궁금했었다. 이때는 전기 영화라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일단 생각만 하고 계속 관람을 하고 있었다.

 

아무튼 성소수자인 게 확실해진 것은 잭과 소설을 쓰러 간 곳에서 넬과 따로 이야기하는 것에서 알 수 있었다.

 

2. 위선적/모순적

사실 이 부분을 쓰고 싶어서 이 내용들을 쓰고 있었다. 카포티는 위선적이다.

 

가장 먼저, 잭과의 연인관계에서 위선적이다.

영화 시작 부분에서 보통 많은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의 첫 부분에서 카포티는 다른 작가의 작품을 조롱거리처럼 다른 사람들과 얘기하고 있다. 그 책은 '유대인과 흑인 동성애자의 사랑 이야기'라고 하며, 자신은 솔직하다고 얘기한다. 자신은 솔직하며 자신에게만큼은 솔직하자는 얘기를 많이 한다.

이때, 다른 사람이 카포티에게 본인은 어떤지 물어본다. 그럴 경우 인정하는지. 카포티는 자신은 논란이 될만한 글을 쓰지 않는다며,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

앞서 말했듯이 카포티는 잭과 연인 관계다. 동성애를 숨기면서 동성애 작품을 쓴 사람을 욕보이는 것은 그 당시 시대상의 명성 때문인 건가. 자신은 그런 류의 책을 쓰지 않는다며 둘러댄 카포티는 스스로에게 솔직한 것인가.라는 생각들이 들었다.

 

그의 '논픽션 소설'이라는 장르조차 모순적이다. 논픽션인데 어떻게 소설일 수 있는 것인지.. 사건을 얼마나 재구성해야 그렇게 불릴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위선적인 모습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이기도 해 보인다. 아님 말고.

 

그리고 당연히 페리에게 위선적이다.

카포티는 페리를 정말로 위했을까? 카포티는 페리를 좋아했을까? 카포티는 페리를 살리고 싶어 하는 걸까? 카포티는 페리를 죽이고 싶어하는 걸까? 카포티는 연기하고 있는 것인가? 카포티는 저기서 왜 연기를 하는걸까? 카포티는 저걸 왜 속이고 있는 걸까?

계속 영화 보는 내내 이러한 생각들이 떠올랐다. 처음은 페리에게 정보를 얻기 위해 다가갔을 것이다. 그러다가 친밀감을 느꼈을 거다. 낸시에게 살인사건 당시 정보를 얻기 위해 자신의 과거를 통해 공통점을 이끌어낸 것처럼 페리에게도 그런다. 그러다가 정말 페리가 자신과 비슷한 가정환경을 겪었다고 생각하고 비슷한 점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이는 넬에게 페리에 대해 '같은 한 집에 살던 형제가 어느 날 페리는 뒷문으로, 자신은 앞문으로 나간 것 같다'라고 말한 것이 그렇다. 사실 이것도 거짓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영화를 보고 나니 실제 그렇게 생각했으리라 느꼈다. 말로 설명하려니 힘든데.. 아무튼 그렇게 느꼈다.

 

카포티는 페리에게 친구처럼 대해주었다. 하지만, 이건 다 실제 강도살인을 벌인 날에 대한 얘기를 듣고 싶어 도와준 것이다. 사형에 대한 항소도 할 수 있게 좋은 변호사를 붙여주었고, 초반에는 시간이 될 때마다 방문했다. 그러다가 그날의 얘기를 듣고 난 뒤에는 어땠냐면, 항소가 받아들여질까 봐 괴로워했다. 자신은 소설을 마무리 짓고 싶어 하는데, 항소가 되면 결말을 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막상 항소가 기각되고 사형 집행일이 정해지자, 페리와 리처드는 덤덤한 반면 카포티는 아쉬워한다. 미안해하고 그들에게 나는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과연 이게 맞는 걸까? 왜 페리와 리처드에게까지 위선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인지 모르겠다. 물론 최대한 사형 집행을 미뤄준 것은 맞지만, 항소가 기각되기를 바라던 카포티는 그런 말을 하면 안 되는 게 아닐까?

 

사형 집행을 볼지에 대해 페리가 정해준 대로 카포티는 사형 집행을 보게 된다. 이후 넬에게 전화해 못 살린 것에 대해 한탄한다. 넬은 그런 카포티에게 '사실 (그들이 살길) 원하지 않았잖아'라고 말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다.

 

위대한 카포티는 위선적이었다.

 

아쉬운 점

영화 자체에 아쉬운 점은 없다. 다만 관람 시에 좀 더 이해가 가기 위해서는 이분들의 작품을 미리 봤으면 어땠을까 싶었다.

'타피니에서 아침을', '인 콜드 블러드', '앵무새 죽이기'라는 책을 먼저 읽고 봤다면, 그리고 각 인물들 간의 관계를 더 알고 봤다면 카포티라는 인물을 더 이해하며 볼 수 있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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